내가 어렸을 때는 부모님들이 먹고살기 힘드셔서 우리들 치아관리를 안 해주셨다. 항상 빚에 허덕이시고, 농사일하시느라 밤늦게까지 일하셔서 우리들을 신경 못쓰신 것 같다. 그때만 해도 먹고사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그래서 내 기억엔 한 번도 양치질을 해준 적이 없었다. 어느 정도 컸을 때 그때 입안에서 냄새가 나는 걸 느끼고 그때부터 닦기 시작 했던 것 같다. 그렇다한들 어렸을 때부터 습관이 되어있질 않아 잘 되지 않았다. 그러다 중학생 때 밤에 자는데 이가 너무 아팠다 ㅠ. 너무 아파서 잠을 못 이뤘다.

그래서 그다음 날 엄마와 치과를 갔다. 지금 기억으로.. 한쪽으로만 거의 씹었고, 바늘로 콕콕 찌르는 신경치룐가 뭔가를 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고 간호사 언니가 눈물을 닦아줬던 기억이 난다. ㅋ

그 후로 20년 이상이 흘렀다.

어느 날, 위쪽 어금니 잇몸에 물집 같은 것이 만져졌다. 누르면 잇몸이 욱신거리는 정도..

뭘까? 싶어서 동네 치과에 갔다. 갔더니 염증이 생겼다며 물혹을 째고, 약 주입시키고...
또 쓸데없이 잇몸치료 나하고 있더라 ㅡㅡ

몇 주후에도 여전히 욱신거리고 전혀 낫질 않았다.

치아 뿌리 쪽에 염증이 생겼는데 염증(고름)이 차고 차다 밖으로 나오려고 잇몸 쪽으로 뚫고 나오려는 몸부림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잇몸에 물혹 같은 것이
생긴 거다.

아무튼 몇 가지 치료를 해보더니 하는 말이 이거는 발치해야 한다.
근데 아직 초기이고 나이도 어리니 방치했다가 때가 되면 발치하자고... 염증이 그 치아 쪽 뼈만 녹이지 옆으로 넘어가지는 않을 거라고..

누가 들어봐도 돌팔이들이나 하는 말이다.

이건 둘 중 하나다.

1. 재신경 치료는 힘들기만 하지 돈이 별로 안된다.
그래서 발치 쪽으로 유도하는듯하다.

2. 의사가 실력이 없다는 증거다.

그때 이후로 나는 인터넷을 밤낮으로 뒤졌다. 검색, 검색, 또 검색 ㅠ 광고성, 홍보성 글만 수두룩했다. 그러다 우연히 재신경 치료를 잘한다는 몇 군데를 알게 되었다. 역시 카페 댓글이 제일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래서 선릉, 서울대입구, 신림 세 군데를 직접 찾아서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제일 신뢰가 되는 곳에서 치료를 시작했다.

예약을 했는데 3개월 만에 치료 시작 ㅋㅋㅋㅋㅋ

그래도 답이 안 나올 줄 알았는데 ㅠ 재신경 치료가 가능하고 성공률도 70%라고 한다. 이렇게 높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이 20년 전에 신경치료한 건데 엄청 잘해놨다고 ㅠ
시골에서 그 의사 선생님이 "이 정도면 발치해야 하는데 아직 어리니 한번 살려보자고.. 지금에서야 알았다. 정말 사명감을 가지고 어린 나에게 최선을 다해주셨다는 것을...

아무튼... 발치해야 할까 봐 엄청 걱정했는데 참 다행이다.

그런데 재신경 치료 말고, 그 아래 어금니 치아가 많이 썩어서 신경치료 후 씌워야 한다고 한다 ㅠ
이런.... ㅠ

아직 신경을 건드리진 않았지만 신경에 가까워서 의학적으로 이런 경우에는 신경치료를 하는 게 맞다고 한다.

그런데 사용하는데 아무 문제없었고, 아직까지 통증 하나 없었다

그래서 신경치료는 피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그러면 신경치료 없이 세라믹으로 씌우자고, 운 좋으면 몇 년 가기도 하고 이상이 생기면 그때 신경치료 들아가자고... ㅡㅡ

이렇게 치아 두 개를 2달에 걸쳐서 치료를 했고, 올해 초에 정기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재신경 치료한 치아는 이상 없었고 뼈 차는 속도가 빠르다고 하셨다.

재신경 치료의 경우 염증이 재발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양치하면서 다시 욱신거리는 느낌이 날까 봐 얼마나 걱정했던지... 1년 가까이 지났는데 별문제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치과치료를 받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1. 2~3군데 치과에 방문 해 견적을 내봐라.
의사 선생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신뢰 가는 곳이 있고,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다.

2. 신경치료는 최후의 보류다. 통증 때문에 시림 때문에 죽을 것 같을 때 해라.

3. 재신경 치료는 보존과 전문의가 좋고, 미세현미경이 있는 곳에서 치료받아라.

4. 의사 말은 참고하되 결정은 본인이 해라.


결론은 재신경 치료는 생각보다 성공률이 높다. 어려운 치료다 보니 신중히 생각해라.

그리고 치과치료는 최대한 빨리 해라. 미루다 발치한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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